수퍼푸드의 끝판왕 ‘햄프씨드’
[LA중앙일보] 발행 2017/05/06 미주판 18면
햄프씨드 아보카도 샌드위치. 햄프씨드 바나나 요거트.
글렌데일에 사는 박미영씨는 밥이나 무침 채소샐러드 주스 등 평소 섭취하는 음식에 씨앗의 가루를 뿌려 먹는다.
들깨가루 같기도 하고 혹은 잣가루 같은 향도 난다. 박씨가 애용하는 이 씨앗가루는 바로 대마씨로 불리는 ‘햄프씨드’. 다이어트까지도 대마씨로 해결한다.
햄프씨드는 최근 ‘타임지’와 ‘폭스뉴스’로부터 수퍼푸드로 선정되면서 열풍이 불고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수퍼푸드에 식상했다 해도 이 햄프씨드는 ‘수퍼푸드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대마 씨앗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품종 개량을 통해 환각 성분이 많은 껍질을 제거하고 고른 영양소를 갖춘 ‘착한 대마’가 되었다. 그래도 철저한 검증을 거친 완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마씨는 이미 오래 전 역사적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 효능을 인정받아 왔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영양이 풍부하고 당뇨를 치료하며 염증을 가라앉힌다고 기록되어 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도 생리불순에 대마를 처방받았으며 중국의 장수촌에서는 대마씨 오일을 즐겨 먹었다.
햄프씨드에는 양질의 단백질이 닭가슴살의 2배 두부의 4배 정도가 함유돼 있고 피로회복 성분도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은 등푸른 생선의 10배가 넘어 혈관 건강이 약한 중노년층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우울증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데 세로토닌의 생성을 돕는 비타민 B6가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다이어트 중에 햄프씨드를 꾸준히 섭취하면 식이섬유와 칼슘 공급을 원활히 받을 수 있다. 열량도 매우 낮아 다이어트의 수퍼푸드로도 떠오르고 있다.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햄프씨드의 역할을 극대화하려면 양파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엉파를 곱게 채를 썬 다음 간장 다진 마늘 고춧가루 액젓 매실청과 햄프씨드를 넣어 버무리면 양파겉절이로 즐길 수 있다.
요거트나 스무디에도 잘 어울린다. 사과 배 아몬드 호두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바나나 등을 햄프씨드와 함께 갈면 간편하게 완성. 얼린 바나나나 요거트를 그릇에 담고 각종 과일로 토핑을 하면 아침 식사로도 거뜬하다. 두유에 햄프씨드를 넣고 갈아 마시면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져 운동 전후에 좋다.
햄프씨드는 하루에 1~2회 1~2큰술 정도 복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대마(Cannabis sativa, 삼이라고도 한다)는 아시아와 중동에서 5천 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그 사이에 동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유럽과 북아메리카로 퍼져나갔다. 대마 씨는 여러 나라에서 식재료로 높이 친다. 해바라기유가 등장하기 전까지, 러시아와 폴란드 일부 지역에서는 조리용 식용유로 대마유를 사용하였다. 저온 압착한 대마유는 20세기 말에 탄생하였으며, 대마의 섬세한 향미를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렸다. 다중 불포화지방산, 특히 오메가-6와 오메가-3가 풍부한 대마유는 영양가도 매우 높다. 불행하게도 핵심적인 지방산은 매우 불안정해서, 대마유는 열과 빛에 지극히 민감하다. 짙은 색깔의 병에 담아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고온 조리에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맛은: 저온 압착한 대마유는 잣을 연상시키는 달콤하고 향긋한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살짝 식물성이 느껴진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쓰거나 찬 음식 조리에 사용하면 가장 좋다